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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일본에서 3개월 일했더니 생긴 일 — 워케이션 86일의 진짜 기록

한줄결론: 일본 워케이션은 준비보다 루틴이 전부다. 오전 4시간 작업 블록을 지키면 나머지 시간은 여행이 된다. 못 지키면 야근과 관광 어디도 못 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일본에서 3개월을 보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

2024년 5월 19일부터 8월 13일까지 86일간, 후쿠오카에서 시작해 나가사키·히로시마·오사카·가나자와·도쿄·삿포로까지 돌았다. 매일 오전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그 도시를 걸었다. 이 글은 그 86일을 숫자로 정리한 기록이다.


먼저 예산 현실부터

출발 당일 트래블월렛에 342,570엔, 트래블로그에 167,765엔을 충전해서 나갔다. 원화로 각각 약 300만원, 147만원이다. 여기에 중간 추가 충전이 있었고, 도시 간 신칸센·야간버스 비용이 별도로 들었다.

한 달 단위로 나눠보면 표준 체류 기준 월 140만~160만원에서 수렴했다. 항공권·도시 간 이동은 제외한 수치다.

비용 구조는 간단하다. 숙박이 전체 예산의 40~50%를 잡아먹는다. 게스트하우스 중심으로 돌면 70만~100만원, 먼슬리맨션(원룸형) 기준으로 가면 115만~180만원 선이다. 나머지는 식비, 교통, 카페 이용료, 통신(eSIM 월 2만~4만원)으로 나뉜다.

숙박비에서 40% 이상 차이가 나는 게 핵심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라 작업 집중이 어렵고, 먼슬리맨션은 독립 공간이 보장된다. 86일 동안 두 방식을 모두 써봤고, 업무가 빡빡한 구간에는 반드시 개인 방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했다.


실제로 묵은 숙소들

나인아워스 하카타(7박, 239,883원), Almas Guest House 나가사키(12박), WISE OWL 도쿄·삿포로(여러 차례), THE STAY SAPPORO ANNEX 등을 거쳤다.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하고 다국적 여행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게 장점인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피로가 쌓인다. 공용 욕실, 공용 부엌, 늦은 시간 떠드는 소리. 집중 작업이 필요한 날에는 카페로 피신하거나 호스텔 자체 라운지를 활용했다.

먼슬리맨션은 'マンスリーマンション + 지역명'으로 일본어 검색하는 게 가장 빠르다. Monthly.co.jp, Oak House, Leopalace21이 대표 플랫폼이다. 30일 이상 기준으로는 에어비앤비보다 5~15% 정도 저렴한 경우가 많다. 에어비앤비는 청소비·서비스료가 붙어서 장기 총액이 올라가는 구조다.


루틴이 생존이었다

86일 중 가장 잘 작동한 하루 패턴은 이랬다.

  • 07:00~08:00 — 숙소 조식 or 편의점 토스트·삶은달걀 (300~500엔)
  • 09:00~13:00 — 카페 작업 블록. 이 4시간이 하루의 핵심
  • 13:00~18:00 — 이동·관광·점심 (런치세트 950~1,400엔)
  • 18:00~21:00 — 저녁 식사. 마트 반값 세트나 편의점으로 700~1,000엔
  • 21:00~23:00 — 숙소 정리·다음날 일정 세팅·가벼운 코드 리뷰

오전 4시간 블록을 사수하지 못한 날은 하루 전체가 무너졌다. 여행 흥미에 밀려 업무가 오후로 밀리면 관광도 어중간, 일도 어중간한 상태가 됐다. 이 패턴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일주일 안에 번아웃이 왔다.

도쿄 체류 중 특히 바빴던 날에는 숙소 라운지에서 작업했다. WISE OWL처럼 로비가 카페처럼 설계된 곳은 충분히 대체가 됐다.


카페 찾기가 절반이다

[사진: 신주쿠 Caffice 코워킹 카페 입구 — 직접 촬영]

일본 카페는 콘센트가 없는 곳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사전 확인 없이 들어갔다가 배터리 걱정으로 집중이 깨지는 상황을 반복했다.

신주쿠에서는 Caffice를 주로 썼다. 역 신남쪽 출구에서 도보 3분, 좌석 86석·전원 20석·Wi-Fi 제공이다. 혼잡 시 2시간제처럼 운영되는 분위기가 있어 장시간 작업 전에 이용 시간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사진: 신주쿠 중앙공원 스타벅스 작업 세팅 — 직접 촬영]

신주쿠 중앙공원 내 SHUKNOVA 스타벅스는 공원 뷰 좌석을 잡으면 1~2시간 정리 작업용으로 쓸 만하다. 다만 장시간 코딩 장소보다는 기분 전환용 보조 작업지로 봐야 한다. 콘센트·혼잡도가 시간대마다 크게 달라진다.

카페 후보 탐색에는 Workfrom(workfrom.co/japan), Laptop Friendly Tokyo(laptopfriendly.co/tokyo), Sip-map(sip-map.com)을 조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저비용 체인으로는 도토루, 벨로체, 프레스카페가 낫다. 아메리카노 350~450엔으로 스타벅스 대비 30% 저렴하고, 1잔으로 4시간 좌석 유지가 가능한 매장이 많다.

만화카페(만가킷사)는 개인 부스에 콘센트·Wi-Fi 기본 제공에 음료 무제한 옵션까지 있어 3시간 이상 집중 작업 시 1,000~1,500엔으로 경제적이다.

실전 체크리스트 5가지: ①콘센트 좌석 수·위치 ②와이파이 업로드 포함 실측치 ③오전 8시 이전 영업 여부 ④장시간 착석 규칙 ⑤평일 오전 혼잡도.


도시별로 맞는 사람이 다르다

도시 적합도 한줄 요약
후쿠오카 ★★★★★ 물가 낮음, 한국어 인프라 풍부, 첫 워케이션 최적
삿포로 ★★★★★ 여름 기온 25도 내외, 기후 면에서 생산성 최고
오사카 ★★★★ 먹거리·야간 씬 풍부, 집중에는 노력이 필요
도쿄 ★★★★ 카페·코워킹 인프라 최고, 비용이 가장 높음
히로시마·가나자와 ★★★ 장기 거점보다 경유·리셋 도시 역할

후쿠오카는 인천에서 비행 1시간 20분대, 하카타역 주변 카페와 숙소 밀도가 높아서 86일 중 가장 많이 돌아왔다. 삿포로는 여름에 에어컨 없이 작업할 수 있다는 게 체감 생산성에서 차이를 만들었다.


90일 무비자, 체크할 것들

한국 여권으로 일본 90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것이고, 취업·영업 활동은 별도 비자가 필요하다.

재직 중 원격근무(한국 고용주로부터 급여 수령)는 일본 비자 관점에서 취업 활동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 보안 정책(VPN 강제, 특정 국가 접속 제한)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90일 초과 시 일시 귀국 후 재입국이 일반적이다. 짧은 간격 반복 재입국은 입국 심사가 강화될 수 있어 2주 이상 공백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식비를 현실적으로 줄이는 방법

일본 외식은 점심 런치세트가 가성비 정점이다. 저녁과 같은 메뉴를 런치타임에 먹으면 30~40% 저렴한 경우가 많다.

삿포로에서 세이코마트를 주식 편의점으로 쓰니 하루 식비가 1,500엔 이하로 내려갔다. 도쿄에서는 같은 패턴을 써도 물가 차이로 하루 2,000엔 이상이 기본이었다.

마트 반값 할인(폐점 1~2시간 전)을 적극 활용했다. 저녁을 700~1,000엔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도시 간 이동비는 별도 예산으로 잡아라

장기 체류의 숨은 비용이 도시 간 이동이다. 86일 동안 실제로 든 이동 비용 일부를 공개한다.

구간 수단 비용
후쿠오카→나가사키 버스 2시간 30분 2,900엔
후쿠오카→히로시마 야간버스 or 신칸센 4,000엔 or 9,400엔
가나자와→도쿄 야간버스 3,300엔
도쿄→삿포로 국내선 항공 1만~3만엔 (시기 편차 큼)

JR패스는 특정 구간을 집중 이동할 때는 유리하지만, 한 도시에 2~3주씩 머무는 한 달 살기 패턴에서는 개별 구매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가격·운영시간은 변동될 수 있어 예약 전 공식 페이지 재확인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