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는 자전거로 하루를 보내기 좋은 도시였다. 지하철과 버스가 촘촘해서 굳이 자전거를 탈 필요는 없지만, 오호리공원에서 모모치 해변 쪽으로 빠졌다가 오도공원까지 이어 가면 체감이 달라진다. 걷기엔 멀고, 버스를 갈아타자니 여행 마지막 날의 기분이 끊긴다.
그래서 그날은 빨간 공유 자전거 차리차리(Charichari)를 탔다. 아침에는 숙소가 있던 오테몬에서 오호리공원까지 가볍게 움직이고, 점심에는 모모치 쪽으로 넘어갔다. 오후에는 해안을 따라 오도공원까지 달렸다가 메이노하마역 근처에서 반납했다. 후쿠오카 여행기 4편은 그 하루의 자전거 동선 기록이다.
차리차리는 앱으로 자전거를 찾고, 자전거 잠금장치의 QR코드를 찍어 빌린 뒤, 지정 포트에 반납하는 방식이다. 공식 안내도 "포트를 찾고, QR을 스캔하고, 포트에 세운 뒤 잠금장치를 눌러 종료"하는 흐름으로 설명한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절차보다 마지막 반납이 더 중요하다. 길가에 세워두면 끝나지 않고, 앱 지도에 표시된 포트에 넣어 잠금장치를 채워야 종료된다.
2026년 7월 5일 확인 기준, 차리차리 공식 요금은 베이식 자전거 1분 6.5엔,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 1분 20.5엔이다. 1분이 지난 뒤의 초 단위는 올림 계산되고, 잠시 세워 두는 동안에도 라이드가 끝나지 않았다면 요금이 계속 붙는다. 내가 탔을 때는 일반 자전거로 13분 남짓 타고 84엔, 33분 남짓 타고 204엔 정도가 나왔다. 지금 요금으로 계산해도 짧은 이동은 여전히 지하철 한 번보다 가볍다.
| 확인할 것 | 실제로 신경 쓸 부분 |
|---|---|
| 결제 | 앱에서 카드 등록이 필요하다. 해외 카드 인증이 안 되면 현장에서 시간을 잃는다. |
| 대여 | QR코드 인식 후 잠금이 풀렸는지 확인하고 출발한다. |
| 주행 | 후쿠오카 도심은 평지가 많지만 보도와 차도 전환이 잦다. 무리해서 속도를 내지 않는 편이 낫다. |
| 반납 | 목적지 근처 포트를 먼저 확인한다. 포트가 가득 차 있으면 가까운 다른 포트로 가야 한다. |
| 종료 | 뒷바퀴 잠금장치를 채운 뒤 앱 알림과 이용 기록을 확인한다. 종료 알림을 켜두는 것이 안전하다. |
차리차리를 여행 동선의 주 교통수단으로 쓰려면 "지금 탈 수 있나"보다 "도착지에서 끝낼 수 있나"를 먼저 봐야 한다. 오호리공원, 모모치, 니시진, 메이노하마 쪽은 포트가 꽤 있어서 큰 불편은 없었지만, 바다 쪽으로 갈수록 포트 간격이 넓어진다.
숙소가 있던 오테몬에서 가장 가까운 큰 명소는 오호리공원이었다. 과거 후쿠오카성의 해자였던 물길을 공원으로 정비한 곳이고, 호수 둘레로 약 2km의 주회로가 이어진다. 아침에는 러닝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등교 전 잠깐 걷는 사람들까지 섞여 생각보다 생활감이 짙다.
자전거 여행이라고 해서 공원 안까지 계속 타는 코스로 잡을 필요는 없다. 오호리공원 공식 주회로 안내는 걷는 길, 조깅로, 자전거용 외주로를 따로 보여준다. 내 기준의 추천은 공원 근처까지 자전거로 가고, 호수 둘레는 내려서 걷는 방식이다. 자전거로 빠르게 지나가면 오호리공원의 좋은 부분을 오히려 놓친다.
오호리공원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면 모모치 지구가 나온다. 페이페이돔, 마크이즈 후쿠오카 모모치, 후쿠오카 타워가 묶여 있는 쪽이다. 오도공원까지 바로 달려도 되지만, 중간에 점심을 넣으면 훨씬 덜 지친다. 나는 페이페이돔 옆 니쿠야마(NikuYama) 쇼쿠도에서 사가리 스테이크 주바코를 먹었다.
맛은 무난했고 양도 점심으로는 충분했다. 다만 돔 주변 식당은 경기나 이벤트가 있는 날 붐비기 쉽다. 맛집 순위를 따지기보다 자전거 동선을 짜는 글이라, 여기서 중요한 건 "모모치에서 한 번 쉬고 서쪽으로 간다"는 리듬이다. 오호리공원에서 곧장 오도공원까지 가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
모모치의 장점은 실내 대피처가 많다는 점이다. 날이 좋으면 그대로 해안 쪽으로 달리면 되고, 비가 오거나 더우면 마크이즈 후쿠오카 모모치에서 한 번 끊어 가면 된다. 내가 들른 곳은 쇼핑몰 안의 Moff animal cafe였다.
Moff 공식 안내 기준으로 마크이즈 후쿠오카 모모치점은 10:00부터 20:00까지 운영하고, 마지막 입장은 19:00이다. 중학생 이상 입장료는 1,200엔, 4세부터 초등학생은 700엔, 필수 드링크바는 380엔이다. 이곳이 후쿠오카 필수 명소라고까지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자전거로 움직이는 날에는 몸을 식히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다음 구간을 다시 보는 실내 거점으로 쓸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자전거를 탔다. 모모치에서 메이노하마 쪽으로 넘어가 조금 더 가면 오도공원(小戸公園)이 나온다. 하카타만에 맞닿은 해변 공원이고, 요트 정박장과 모래사장, 소나무 숲, 잔디밭이 한 부지 안에 있다. 유명 관광지의 느낌은 거의 없다. 그래서 더 좋았다.
오도공원은 "후쿠오카에 처음 왔으니 꼭 가야 하는 곳"이라기보다, 이미 하카타와 텐진을 봤고 하루쯤은 현지 생활권을 따라가 보고 싶을 때 맞는 곳이다. 오도공원 BBQ 가든 공식 안내를 보면 요트하버와 바다를 바라보는 예약제 BBQ 시설도 운영 중이다. 그냥 산책만 해도 충분하지만, 가족이나 여럿이 가는 여행이라면 피크닉 목적지로도 성격이 분명하다.
오도공원만 보고 끝내도 되지만, 이 동선의 좋은 점은 니시진을 끼워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모치와 오호리공원 사이쯤에 있는 니시진 상점가에는 호라쿠 만쥬(蜂楽饅頭)가 있다. 서쪽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단맛을 보충하기 좋은 위치다.
호라쿠 만쥬는 흑앙과 백앙 두 가지가 기본이다. 한국의 국화빵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른데, 더 두툼하고 앙금이 단정하다. 자전거를 타고 나면 이런 간식이 더 잘 들어간다. 니시진 상점가 안내에 따르면 이 가게는 2025년에 후쿠오카 첫 점포 개점 60주년을 맞았다. 오래된 간식이라는 설명보다, 실제로는 "돌아가는 길에 하나 사서 바로 먹기 좋은 가게"라는 점이 여행자에게 더 중요했다.
| 시간대 | 동선 | 판단 |
|---|---|---|
| 오전 | 오테몬 또는 텐진에서 차리차리 대여, 오호리공원 이동 | 공원 안은 무리해서 타지 말고 걷는다. |
| 점심 전후 | 오호리공원에서 모모치, 페이페이돔·마크이즈 주변 식사 | 더운 날은 여기서 한 번 쉬어야 오후가 편하다. |
| 오후 | 모모치에서 오도공원까지 이동 | 해안과 생활권을 같이 보는 구간이라 이 글의 핵심이다. |
| 복귀 | 오도공원 주변 또는 메이노하마역 근처 포트 반납 | 반납 포트를 먼저 보고 움직인다. |
| 간식 | 니시진 상점가, 호라쿠 만쥬 | 체력이 남으면 넣고, 힘들면 바로 지하철을 타도 된다. |
이 코스는 후쿠오카 첫 방문자의 필수 루트는 아니다. 하카타역, 텐진, 다자이후를 아직 안 봤다면 그쪽이 먼저다. 후쿠오카를 조금 더 느긋하게 보고 싶다면, 차리차리로 오호리공원과 모모치, 오도공원을 이어 보는 하루가 꽤 좋다. 버스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바다와 공원과 동네 상점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차리차리를 쓸 때 내가 기억할 규칙은 세 가지다. 첫째, 요금보다 반납 포트를 먼저 본다. 둘째, 오호리공원처럼 보행자와 러너가 많은 곳에서는 내려서 걷는다. 셋째, 모모치처럼 쉴 곳이 있는 중간 휴식지를 넣는다. 이 세 가지만 지키면 후쿠오카 자전거 여행은 생각보다 부담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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