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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국민 포트폴리오 60/40을 이겼다는데, 정작 JP모건이 브레이크를 건 이유

테크/AI테크

by 잘난코 2026. 7.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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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이 AI 에이전트 8개에게 자산배분을 맡겨 20년 백테스트를 돌렸더니, 8개 전부가 "국민 포트폴리오" 60/40을 위험조정 성과에서 이겼다. 2026년 7월 9일 보고서 얘기다. 그런데 이 결과를 믿지 말라고 제일 먼저 브레이크를 밟은 쪽도 JP모건 자신이다. AI 에이전트를 매일 부려서 일하다 보니 굳어진 습관이 있다. "AI가 사람을 이겼다"는 보고서가 나오면 성적표보다 한계 섹션부터 읽는 것. 이번 발표가 딱 그 독법이 필요한 물건이라, 숫자와 경고를 같이 정리했다.

실험이 뭐였길래

성장·물가 4국면과 국면별 유리한 자산

60/40은 주식 6, 채권 4로 나눠 담는 배분 전략이다. 주식이 빠지면 채권이 받쳐준다는 상호보완이 수십 년간 통해서 "국민 포트폴리오" 소리를 듣는데 2022년에 주식과 채권이 같이 무너지면서 17%대 손실, 1937년 이후 최악의 해를 찍었다. 대체재를 찾자는 얘기가 나온 배경이다.

JP모건 크로스에셋 전략팀(Thomas Salopek 주도)은 AI 에이전트 8개를 만들어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스스로 조절하게 했다. 이하 수치는 Bloomberg·MarketWatch·BeInCrypto 보도를 종합한 TechOrange 정리 기준이다. 판단 프레임은 성장과 물가로 나눈 4가지 국면이다.

국면 상황 유리한 자산
골디락스 성장 강세 + 물가 안정 주식 등 위험자산
리플레이션 성장·물가 동반 상승 경기순환주, 크레딧
스태그플레이션 성장 둔화 + 물가 고착 방어형 국채, 실물자산
리스크오프 성장 급랭, 금융 스트레스 장기 국채

20년 백테스트 결과, 최고 성적 에이전트가 60/40 대비 연 0.7%포인트 높은 수익에 변동성은 2.8% 낮았다. 위험조정 성과로는 8개 전부가 이겼다. 샤프비율 0.74~0.95로, 60/40의 0.61을 다 웃돌았다. 샤프비율은 "감수한 출렁임 1단위당 얻은 초과수익"이다. 같은 연 5%를 벌어도 계좌가 -20%까지 출렁이다 번 것과 -10% 안에서 번 것은 질이 다른데, 그 질을 재는 숫자라고 보면 된다. 0.61에서 0.74면 위험 대비 효율이 21%쯤 좋아진 셈인데, 매년 체감할 대박이라기보다 하락 구간이 조금 얕고 회복이 덜 거친 정도다. 대신 20년 복리로는 무시 못 한다.

한 가지 더. 이 에이전트들은 JP모건이 자체 개발한 비밀 무기가 아니라 OpenAI와 Anthropic의 시판 모델(Claude Fable 5 같은 누구나 쓰는 그 모델)을 그대로 썼다. 그런데 JP모건이 원래 자산배분 보조에 쓰던 자체 룰베이스 국면 모델까지 이겼다.

발표한 쪽이 먼저 "믿지 마라"고 한 이유

Salopek 팀은 7월 9일 보고서에서 이 결과를 "AI가 꾸준히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증거로 읽지 말라"고 못 박았다. 은행이 자기 성과를 깎아내리는 건 흔한 그림이 아닌데, 이유를 보면 수긍이 간다. 백테스트는 이미 끝난 시험지를 다시 풀린 성적표라서 거래비용, 세금, 내 주문이 시장을 밀어내는 슬리피지 같은 실전 마찰이 빠져 있다.

제일 교묘한 문제는 JP모건이 보고서에서 스스로 짚은 룩어헤드(look-ahead) 편향이다. 프롬프트에 날짜를 지우고 "그 시점에 알 수 있던 정보"만 넣었어도, 모델 자체가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의 결말까지 포함된 데이터로 학습돼 있다. 시험 문제를 미리 본 학생과 같다. 본인은 컨닝한 자각도 없는데 답이 이상하게 잘 맞는다. 백테스트 1등이 실전 계좌에서도 1등이라는 보장이 여기서 깨진다.

외부 전문가는 더 직설적이다. 퀀트 베테랑 Richard Bernstein은 "저조하게 나온 백테스트를 공개하는 걸 본 적 있느냐"고 꼬집으며 발표 편향을 짚었다. 유연성 높은 AI 모델은 과거의 노이즈까지 통째로 외워버릴 수 있어서, 실거래 비용과 처음 보는 장세를 만나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다들 비슷한 AI 모델을 쓰기 시작하면 매매가 한 방향으로 쏠려 스트레스 국면에서 변동성을 증폭시킨다는 시스템 리스크 경고도 붙는다.

내 눈엔 이 경고 목록이 발표 본문보다 값지다. "in-sample에서 과신하는 답을 경계하라, 에이전트를 전문성의 원천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문장은 AI에게 일을 맡기는 모든 판에 그대로 걸리는 얘기다.

예산 0원으로 따라 해본 기자가 있다

MarketWatch 기자가 이 실험을 예산 0원으로 따라 해봤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무료 데이터베이스 FRED에서 거시 지표를 받고, 금리·환율·원자재·위험자산을 추종하는 ETF 시세를 패널로 묶어서 JP모건 방식대로 AI에게 "지금 어떤 국면이냐"를 물었다.

ChatGPT, Claude, Grok, Gemini가 전부 리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었다(ChatGPT 약 43%, Claude 약 60% 확률). JP모건이 6월 말 자체 테스트에서 얻은 판독과 방향이 같다. 과거 구간 분류도 2008년은 리스크오프, 2010년대는 골디락스로 실제 사건과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다만 같은 모델에 여러 번 물으면 답이 조금씩 달라진다. 기자의 표현으로는 "과학이라기보다 예술"이다.

시장 국면 판독이라는, 얼마 전까지 은행 리서치팀의 유료 상품이던 능력이 무료 데이터와 구독형 AI로 얼추 재현된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이쪽이 "AI가 60/40을 이겼다"보다 큰 뉴스라고 본다.

그래서 개인투자자가 얻어갈 것

맡기는 것과 물어보는 것을 나누면 된다.

자산배분을 AI에게 통째로 맡기는 것,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 JP모건조차 실탄을 넣지 않고 백테스트에 멈춰 있다. 최종 결정권을 에이전트에 넘기는 건 발표 당사자도 안 한 일이다.

반대로 "AI에게 시장 국면을 물어보는 것"은 지금도 해볼 만하다. 돈이 안 들고, 4국면 프레임 자체가 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좋은 질문지가 된다. 지금이 리플레이션이라면 내 채권 비중은 왜 이만큼인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넘어가면 뭘 팔 건지. 답을 AI가 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AI가 벼려주는 용도다.

월가 AI의 무게중심이 리서치 보조에서 자본 배분 쪽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확실해 보인다. Coinbase는 6월에 AI 에이전트를 계좌에 연결해 매매까지 맡기는 "Coinbase for Agents"를 냈고, Robinhood의 에이전트 매매 베타는 5월 말 출시 후 7만 계좌를 넘겼다. 에이전트가 실전 계좌에서 첫 성적표를 받아드는 날, 이 백테스트와 얼마나 다른 숫자가 나오는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다.

갓튀긴 치킨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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