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자기 손으로 성적표를 공개했다. 2026년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1450만 톤 CO2e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구글이 공표한 역대 최대 연간 증가폭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잡으면 배출량이 81% 뛰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공언한 지 5년 만에 나온 숫자라 더 눈에 띈다. 브라질 폴랴 지 상파울루가 이 대목을 짚은 이유도 그거다. 기후 목표는 그대로인데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는 자백이니까.
증가분의 진짜 몸통은 스코프3, 그러니까 공급망에서 나오는 배출이다. 구글이 직접 태우는 전기는 다른 항목으로 잡히고,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고 서버·냉각 장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 여기로 들어온다. 이 부분이 25% 늘었다. 용수 소비도 34% 늘어 109억 갤런(약 413억 리터)에 달했고, 전기 사용량은 37% 뛰었다. 서버 열을 식히는 데 그만큼 물을 쏟아부었다는 뜻이다. AI 모델 하나가 돌아갈 때 전기를 많이 먹는 것도 문제지만, 그 모델을 돌릴 건물과 칩을 끊임없이 새로 찍어내야 한다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다.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 케이트 브랜트는 보고서에서 "AI 인프라를 짓는 속도가 전력망을 탈탄소화하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인정했다. 이 문장이 사실상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 청정에너지를 아무리 계약해도(2025년에만 12기가와트 규모를 새로 계약했다) 수요 증가 속도를 못 따라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 내가 쓰는 질문 하나하나가 죄책감을 느껴야 할 정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구글이 따로 공개한 수치를 보면 제미나이 앱에서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를 처리하는 데 평균 0.24와트시가 든다. 전자레인지를 1초 돌리는 정도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1년 만에 이 효율이 33배 좋아졌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회사 전체 배출량은 줄기는커녕 두 자릿수로 늘었다. 개별 질문은 가벼워졌는데 전체 무게는 늘었다는 이 모순이 핵심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효율이 33배 좋아지는 속도보다 사람들이 AI를 쓰는 횟수와 학습에 들어가는 컴퓨팅이 그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제번스 역설이라고 부르는 그 현상, 뭔가를 효율적으로 쓰게 되면 오히려 총소비가 늘어나는 패턴을 데이터센터 규모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이 흐름이 구글 한 곳만의 얘기라면 특정 회사의 실책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도 7월 9일 2025년 배출량이 약 2000만 톤으로 전년보다 25% 늘었다고 발표했고, 2020년 탄소 네거티브 공약 시점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졌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쏟아붓는 자본 규모를 생각하면 이 흐름이 한동안 꺾일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특정 기업 하나가 그린워싱을 했다고 정리하고 끝낼 사건으로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계속 짓겠다는 사업 계획과 넷제로 공약이 애초에 같은 속도로 갈 수 없었고, 그 어긋남이 이번 보고서 숫자로 드러났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구글 쪽에 점수를 좀 주자면, 숫자를 숨기지 않고 목표 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은 최소한 정직하다. 목표를 조용히 재정의하거나 보고서에서 슬쩍 빼는 회사들도 있으니까.
개인이 이 흐름에서 뭘 체감할 수 있느냐면, 사실 질문 하나 아끼는 걸로는 거의 표가 안 난다. 체감이 되는 쪽은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의 전기요금과 수도 사정이다. 나도 블로그에 넣을 이미지를 AI로 뽑을 때마다 이 숫자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죄책감을 갖자는 얘기라기보다 이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계속 확인해두고 싶어서다. 앞으로 빅테크 환경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배출량 감소"보다 "얼마나 정직하게 늘었다고 인정했는가"를 먼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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