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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스스로 밝힌 탄소 배출 18% 증가, AI 시대의 청구서

테크/AI테크

by 잘난코 2026. 7. 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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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서버랙이 탄소 구름과 뒤엉킨 모습을 표현한 개념 일러스트

구글이 자기 손으로 성적표를 공개했다. 2026년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1450만 톤 CO2e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구글이 공표한 역대 최대 연간 증가폭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잡으면 배출량이 81% 뛰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공언한 지 5년 만에 나온 숫자라 더 눈에 띈다. 브라질 폴랴 지 상파울루가 이 대목을 짚은 이유도 그거다. 기후 목표는 그대로인데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는 자백이니까.

왜 늘었나, 뜯어보면 결국 AI다

증가분의 진짜 몸통은 스코프3, 그러니까 공급망에서 나오는 배출이다. 구글이 직접 태우는 전기는 다른 항목으로 잡히고,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고 서버·냉각 장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 여기로 들어온다. 이 부분이 25% 늘었다. 용수 소비도 34% 늘어 109억 갤런(약 413억 리터)에 달했고, 전기 사용량은 37% 뛰었다. 서버 열을 식히는 데 그만큼 물을 쏟아부었다는 뜻이다. AI 모델 하나가 돌아갈 때 전기를 많이 먹는 것도 문제지만, 그 모델을 돌릴 건물과 칩을 끊임없이 새로 찍어내야 한다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다.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 케이트 브랜트는 보고서에서 "AI 인프라를 짓는 속도가 전력망을 탈탄소화하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인정했다. 이 문장이 사실상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 청정에너지를 아무리 계약해도(2025년에만 12기가와트 규모를 새로 계약했다) 수요 증가 속도를 못 따라잡고 있다는 얘기다.

프롬프트 하나는 가벼운데 총량은 무겁다

그럼 내가 쓰는 질문 하나하나가 죄책감을 느껴야 할 정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구글이 따로 공개한 수치를 보면 제미나이 앱에서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를 처리하는 데 평균 0.24와트시가 든다. 전자레인지를 1초 돌리는 정도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1년 만에 이 효율이 33배 좋아졌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회사 전체 배출량은 줄기는커녕 두 자릿수로 늘었다. 개별 질문은 가벼워졌는데 전체 무게는 늘었다는 이 모순이 핵심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효율이 33배 좋아지는 속도보다 사람들이 AI를 쓰는 횟수와 학습에 들어가는 컴퓨팅이 그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제번스 역설이라고 부르는 그 현상, 뭔가를 효율적으로 쓰게 되면 오히려 총소비가 늘어나는 패턴을 데이터센터 규모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성적표를 나란히 놓으면 더 불편해진다

이 흐름이 구글 한 곳만의 얘기라면 특정 회사의 실책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도 7월 9일 2025년 배출량이 약 2000만 톤으로 전년보다 25% 늘었다고 발표했고, 2020년 탄소 네거티브 공약 시점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졌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쏟아붓는 자본 규모를 생각하면 이 흐름이 한동안 꺾일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특정 기업 하나가 그린워싱을 했다고 정리하고 끝낼 사건으로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계속 짓겠다는 사업 계획과 넷제로 공약이 애초에 같은 속도로 갈 수 없었고, 그 어긋남이 이번 보고서 숫자로 드러났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구글 쪽에 점수를 좀 주자면, 숫자를 숨기지 않고 목표 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은 최소한 정직하다. 목표를 조용히 재정의하거나 보고서에서 슬쩍 빼는 회사들도 있으니까.

개인이 이 흐름에서 뭘 체감할 수 있느냐면, 사실 질문 하나 아끼는 걸로는 거의 표가 안 난다. 체감이 되는 쪽은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의 전기요금과 수도 사정이다. 나도 블로그에 넣을 이미지를 AI로 뽑을 때마다 이 숫자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죄책감을 갖자는 얘기라기보다 이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계속 확인해두고 싶어서다. 앞으로 빅테크 환경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배출량 감소"보다 "얼마나 정직하게 늘었다고 인정했는가"를 먼저 볼 생각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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